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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60분35

안즈 전력 60분 : 톱니바퀴 사람의 몸은 기계와 같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계보다는 유연성이 좋지만 어쨌든 간에 기계처럼 어느 부분 한 곳이 망가지면 그것이 몸 전체에 영향을 끼친다. 그래, 마치 그것은 톱니바퀴 하나가 잘못되어 조금씩 망가지기 시작하는 기계와 같았다.나도 마찬가지다. 몸은 그 어떤 누구보다도 날쌔고 멀쩡했지만 감정을 담당하는 톱니바퀴 한 개가 빠진 것처럼 무뚝뚝해졌다. 아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가장 큰 톱니바퀴 한 개가 빠져버렸으니 더 이상 그 부분은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 당연했다.세실리아라는 존재가 사라진 자리를 세 명의 가족들이 채워줬으면 했다. 그녀의 빈자리가 너무도 컸지만, 세 개의 작은 톱니바퀴가 그 자리를 매꾸어 줄 수 있을 거라 살짝은 기대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그녀의 빈자리를.. 2016. 8. 20.
안즈 전력 60분 : 죽음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죽음을 경험한다. 아끼던 애완동물, 가깝던 주변사람, 아니면 멀리서 들려오는 사고 소식. 정말 많은 죽음을 우리는 살아가면서 경험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생각한다.과연 내가 죽을 때는 어떻게 죽을까, 하고.그리고 그것은 나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내 죽음이 항상 불행할 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굶어서 죽거나, 맞아서 죽거나, 병에 걸려서 죽거나 등등. 어릴 때의 나는 항상 행복하지 않은 그런 죽음을 상상했다.왜냐하면 나는 노예였으니까. 주인의 기분에 따라 맞고, 먹는 음식도 변변치 못하며, 병에라도 걸리면 치료를 하는 대신에 내쫓김을 당하거나 죽임을 당하는 그런 노예. 그래서 나는 한 번도 내게 또 다른 죽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 2016. 8. 12.
안즈 전력 60분 : 안녕 “첫눈이에요!”미림이가 외치는 말에 하늘로 시선을 돌리자마자 차가운 무언가가 내 얼굴을 두드렸다.사라락.내 얼굴을 어루만지고 사라져버리는 흰 꽃잎은 하늘에서 개화한 것 마냥 땅으로 쏟아져 내렸다. 침식하고는 다른 포근한 차가움에 나는 기분이 한껏 들떴다. 옆에서는 미림이와 렌이 대화를 주고받았다.“이제 정말 겨울이네요…. 점점 더 추워지겠죠?” “젠장. 수련복은 겨울옷 지급 없다던데. 으윽.”“이제 실습수련도 코앞으로 다가왔네요. 조별 훈련은 잘 되가나요?” “잘 되긴 개뿔. 비앙카는 연습에 아예 안 나오고, 그 꼬맹이는 단검 하나도 제대로 못 잡아. 헬팟이야 헬팟.”“저흰 리네씨가 정리를 잘 해주시는데…. 덕분에 할 게 없네요.”“약올리는 거지?”둘의 대화는 곧 나에게로도 돌아왔다. 미림이가 내게 질문.. 2016. 8. 6.
하마키네 전력 60분 : 유혹(猶或) “키네시스, 하나만 여쭤도 될까요?”“…뭔데.”서로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가로이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가 아님에도 하얀 마법사는 먼저 키네시스에게 말을 걸었다. 키네시스는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그에 말에 맞장구를 쳤다.“만약 말입니다. 저희가 다른 방식으로 만났으면….”“그런 소리 하지 말고 지금에 집중하지 그래. 어차피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거 알잖아.”키네시스의 말과 동시에 주변으로 건물들의 잔해가 떠올랐다. 그것을 보며 하얀 마법사가 큭 웃었다. 그가 한 손을 들어 올리자 주변으로 검은 연기가 모여들었고 그것은 곧 더스트와 오맨들을 만들었다.“그러네요. 이제 와서 이런 생각을 해봤자 돌아갈 순 없지요.”그것을 끝으로 둘은 부딪혔다. 더스트와 오맨들이 거대한 건물들의 잔해가 날아왔다. 크기.. 2016.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