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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60분

메이플 전력 60분 : 새기다

by 망각. 2016. 3. 26.

안녕아리아?”

오늘도 또 왔나요팬텀.”

능청스럽게 말을 붙이는 나를너는 무심한 듯한 표정으로 맞이했다하지만 얼굴에 그대로 들어나는 반가운 표정에 나는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왔냐니이거 섭섭한데?”

표정에 거짓말이라고 쓰여 있거든요?”

어라들켰어?”

능글맞게 웃으면서 다가가자 너는 얼굴에 미소를 띠웠다.

그래서 오늘은 또 무슨 일로 오셨나요?”

내가 온 이유가 뭐가 있겠어에레브의 보물을 훔치러 왔지.”

그런 것치고는 너무 당당하게 들어오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서로를 쳐다보다가 곧 우리는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너의 옆에 도착한 나는 손에 장미꽃을 나타나게 한 다음미소 띤 얼굴로 너에게 내밀었다.

보물이 눈앞에 있는데 모습을 안 드러내는 괴도는 없지.”

이럴 때 보면 당신 완전 능글맞은 거 알아요?”

장미꽃을 받아들면서도 너는 새침하게 중얼거렸다나는 밤하늘에 뜬 달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그게 내 매력이지.”

후후정말 당신은 못 말리겠어요.”

작게 미소 짓는 너를 보며나는 목 위로 치솟아 오르려는 말을 애써 삼켰다.

-좋아해아리아.

너는 에레브의 여제그리고 나는 자유분방한 괴도그렇기 때문에 차마 너에게 이 말을 할 수 없었다.그저 지금처럼 친구도 아니고연인도 아닌 그런 애매한 사이가 나았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너는 끝내 죽음을 맞이했다너의 복수를 위해 나는 프리드와 동행했고결국에는 복수를 해냈다그리고 마지막에는 검은마법사의 저주에 걸려 수 백 년을 얼음 속에 갇혔다.

하지만 복수를 마쳤어도수 백 년을 얼음 속에 갇혀 있어서도 너를 향한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오히려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너는 내 머릿속에서 선명히 떠올랐다특히나 지금의 여제는 어째선지 너를 떠오르게 만들었다.

아직도 아리아를 잊지 못하나?”

자고 있는 거 아니었나.”

눈을 감고 있던 신수의 눈이 떠지자 나는 그 눈을 마주했다신수의 눈이 자신의 옆으로 향하자마찬가지로 내 눈도 그 시선을 따라갔다그 끝에는 신수의 몸을 베개 삼아 잠을 청하고 있는 시그너스 여제가 있었다.

이 아이를 보면서 아리아를 떠올렸겠지.”

네가 상관할 게 아니야.”

다시 한 번 묻지아직도 아리아를사랑하나?”

나는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렸다카드 모양의 빛 덩어리들이 내 몸을 감쌀 때나는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서 앞선 물음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한 번도 잊은 적 없어그 때도지금도.”

그래한 번도 잊은 적 없어마치 돌에 새긴 글자처럼 너는 내 마음 속에 새겨졌다그 흔적이 너무나 깊어서 아마 죽을 때까지 너를 잊지 못 할 것이다그러니까 아리아기다려줘언젠가언젠가다시 너를 만나러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