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34 하마키네 전력 60분 : 안경, 커피 한 잔 웅성웅성.시끌벅적한 교실 안은 평범한 고등학교와 다를 것이 없었다. 학생들은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수다를 떨거나 장난을 치는 그런 평범한 분위기였다. 그리고 그 속에 있는 한 남학생도 겉으로 봐서는 특별할 것 없는 학생이었다.물론 연예인 뺨치는 외모에, 앞머리를 세웠다는 특징이 두드러지긴 했지만 그것을 빼고는 남학생은 주위에 있는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평범한 학생에 지나지 않았다. 남학생, 키네시스의 휴대폰 진동이 울린 것은 그 때쯤이었다.우웅.‘응? 누구지?’그가 상당히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에 있을 시각에 메시지를 보낼 만한 인물은 거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키네시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이 시각에 보낼만한 인물을 추려봤지만 기껏 해봐야.. 2016. 3. 26. 은월른 전력 60분 : 꿈 “좋아해, 프리드.”희미한 얼굴이 나를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긴 다갈색의 머리와 대비되는 흰 피부까지는 보이는데,얼굴은 안개가 낀 것처럼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누구?”“정말 좋아해, 프리드.”왠지 모르게 가슴이 따끔거렸다. 이게 무슨 감정이지? 스스로에게 자문해봤지만,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웬만한 마법들도 이해하는 머리가,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뭔지, 이 통증이 뭔지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희뿌연 상대가 나에게로 다가오며 다시 한 번 중얼거렸다.“그러니까, 프리드.”희뿌연 얼굴이 내 앞에서 멈춰 섰다. 그는 한 손으로 내 얼굴을 쓰다듬었다. 귓가에 맴도는 그의 목소리 사이로, 그의 얼굴에 박힌 보라색 눈동자가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나를 잊지 말아줘, 프리드.”“허억!”나는 숨을 몰아쉬며.. 2016. 3. 26. 메이플 전력 60분 : 새기다 “안녕, 아리아?”“오늘도 또 왔나요, 팬텀.”능청스럽게 말을 붙이는 나를, 너는 무심한 듯한 표정으로 맞이했다. 하지만 얼굴에 그대로 들어나는 반가운 표정에 나는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또 왔냐니. 이거 섭섭한데?”“표정에 거짓말이라고 쓰여 있거든요?”“어라? 들켰어?”능글맞게 웃으면서 다가가자 너는 얼굴에 미소를 띠웠다.“그래서 오늘은 또 무슨 일로 오셨나요?”“내가 온 이유가 뭐가 있겠어. 에레브의 보물을 훔치러 왔지.”“그런 것치고는 너무 당당하게 들어오는 거 아닌가요?”그렇게 서로를 쳐다보다가 곧 우리는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너의 옆에 도착한 나는 손에 장미꽃을 나타나게 한 다음, 미소 띤 얼굴로 너에게 내밀었다.“보물이 눈앞에 있는데 모습을 안 드러내는 괴도는 없지.”“칫. 이럴 때.. 2016. 3. 26. 은월른 전력 60분 : 바람 휘이잉─.바람이 불어온다. 포근히 나를 감싸 안은 바람은 쉽게 나를 떠나지 못했다. 마치 누군가의 포옹을 떠올리게 하는 바람 앞에서, 나는 나지막이 속삭였다.“…너인가, 프리드.”휘이이이잉─.바람이 대답을 하듯이 귓가를 맴돌았다. 나는 천천히 손바닥을 내밀었고, 그런 내 손바닥 주위로 바람이 몰려들었다. 손을 감싸는 바람이 마치 손을 감싸 쥐는 것 같아 나는 씁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정령을 다루는 내가 정작 영혼을 보지는 못 한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거 같아.”만약 내가 영혼을 볼 수 있는 영안을 가졌다면, 내 앞에 있는 너를 볼 수 있었을까?이런 의문이 머릿속에 맴돌았지만 끝내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여기에 있는 것은 나뿐이었으니까. 프리드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임종을 지키.. 2016. 3. 26. 이전 1 ··· 55 56 57 58 5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