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픽6 백은월 괴롭다. 외롭다. 이럴 거면 차라리 죽고 싶다.메이플 월드에서는 흔치 않은 비를 맞은 채로 남자는 목적지 없는 걸음을 옮겼다. 눈 아래로 흐르는 것이 비인지, 눈물인지 판단이 불가능할 정도로 남자의 표정은 말이 아니었다.상처받고, 또 상처받은 끝에 이제는 살 의욕까지 남아있지 않은 그런 표정에 보고 있는 사람마저 가슴이 찢어질 거 같았지만, 아쉽게도 비를 피하는 사람들 중에는 남자의 표정을 살피고, 그를 위로해줄 사람 따위는 없었다.한참을 걸음을 옮기던 남자는 결국 마을을 벗어나 몬스터가 출현하는 영역까지 나왔다. 그가 나타나자마자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몬스터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 남자를 향해 달려들었다. 남자는 초점이라곤 없는 눈으로 그들을 돌아보면서 무의식적으로 손을 휘둘렀다.“파쇄철조.”남자의 손에서.. 2016. 5. 16. 은월에반 은월의 옷깃을 강하게 쥐는 에반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에반은 그 상태로 은월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목 멘 소리로 중얼거렸다.“좋아해요…, 좋아해요, 은월.”은월은 그런 에반의 고백에 난감해했다. 에반이 싫은 것이 아니었다. 프리드의 뒤를 이어 동료들을 이끄는 훌륭한 아이였고, 자신에게 있어서는 귀여운 동생 같은 존재였다.하지만 거기까지다. 도저히 에반에게는 연정이라는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 아무리 그가 프리드의 후계자고, 프리드와 비슷한 면모가 많았어도 그것만은 어쩔 수가 없었다.은월은 한 손으로는 에반의 등을, 한 손으로는 에반의 뒤통수를 감싸 안으며 사과의 말을 내뱉었다.“미안해, 에반.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나는 널….”“왜요?”안 그래도 강하게 옷깃을 쥐고 있던 에반이, 전보다 더 세게 옷깃을.. 2016. 4. 10. 이전 1 2 다음